주절주절112 덕유산 - 덕(德)과 넉넉함(裕)의 산 전주의 서쪽은 "징게 맹게 너른 들"로 불리는 호남평야입니다.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곳, 오죽하면 소설 '아리랑'에서 "넓디나 넓은 들녘은 어느 누구나 기를 쓰고 걸어도 언제나 제자리에서 헛걸음질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했을까요. 낮은 데로 임하고자 내려.. 2010. 7. 28. 술은 희망입니다 오늘 지는 태양은 내일 다시 떠오릅니다. 그래서 내일은 절망이 아닌 희망입니다. 오늘 비록 패배와 실연 등으로 고통스러울지라도 내일이 있기에 오늘의 힘겨움도 버틸 수 있는 것입니다. 고은 시인은 "내일"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지난날 수많은 밤이 쏘아올린 별빛 아래 사랑하는 일도 미움도 내 아.. 2010. 7. 23. 고불매(古佛梅) 십수년 만에 광주 망월동을 참배하고 백양사에 들렀습니다. 그곳에서 우연히 350년 된 매화나무 ‘고불매(古佛梅)’를 보았습니다. 매년 3월 말경에 진분홍빛 꽃을 피우는 홍매(紅梅) 종류라고 하는데, 5월 하순에 방문하여 지고 남은 꽃을 볼 수 있었으니 행운입니다. 도종환 시인의 "첫매화"에 이런 구.. 2010. 7. 1. 생활의 발견 - 대청도 내가 살면서 다녀온 섬을 꼽아 본다. 월미도, 영종도, 강화도, 여의도.... 하지만 자동차로 건너 다녔으니 섬이라고 할 수도 없다. 비행기 타고 다녀온 제주도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니 얼마전 다녀온 대청도가 나에겐 최초의 섬인 셈이다. 쾌속선을 타고 3시간 40분이 소요되었으니 멀기도 하다. 대청도.. 2010. 6. 21. 경기는 90분 동안 계속 된다 경기는 90분 동안 계속 된다 90분은 얼마나 긴 것일까 그것은 함께하는 사람이 없다면 얼마나 긴 것일까 그것을 누가 과연 참을 수 있을까 - 일제 아이힝어, 「경기는 90분 동안 계속된다」 - 경기 시작 직후는 몸과 마음이 풀리지 않은 경직된 상태이며, 종료 직전은 몸과 마음이 이완되어 .. 2010. 6. 15. 4월에 만난 꽃 4월 17일 고향집 마당에서 동백을 보았다. 그저 피고 지려니 무심코 지나쳤던 그 꽃이 오늘따라 눈에 들어온다. 일부는 아직 꽃망울로 남아 생명력을 한껏 연장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떨어져 바람에 날린다.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라고 최영미 시인은 읊었다. 4월 24일 계양산에 올랐.. 2010. 4. 30. 다락능선에서 Y계곡으로 - 도봉산 깜깜한 새벽에 잠 깨어 시계를 보니 5시, 넉넉히 남아 있는 수면시간에 안도하며 잠을 청한다. 그러나 한번 깬 잠은 다시 청해도 쉽사리 오지 않는다. 아리따운 여인을 그리워하며 잠을 이루지 못함을 표현한 전전반측(輾轉反側)! 돌아눕고(輾), 구르고(轉), 뒤집었다(反), 옆으로 세우기(側)를 1시간여 .. 2010. 2. 10. 여성봉에서 오봉으로 - 도봉산 송추계곡을 들머리로 하여 도봉산 오봉능선을 오르기로 하였다. 흐린 후 맑음이라는 일기예보는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어긋나기 시작한다. 잔뜩 흐린 하늘에서는 싸래기눈이 내리고, 주변 조망은 안개에 가렸다. 그래도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날씨가 더 좋다. 바위가 많은 등산로는 금새 빙판으로 변.. 2010. 2. 2. 사랑은 전설이 되고 - 북한산 사모바위 기록적인 폭설과 연일 지속된 추위도 산행본능을 잠재우지 못한다. 누가 뭐래도 겨울산은 눈과 바람이기에 오히려 산에 대한 열망으로 달뜨게 한다. 겨울산에서 콧구멍 가득 들이킨 칼바람, 그 바람도 심장을 관통하고 나면 허옇게 응축된 수증기와 함께 따끈한 콧바람으로 토해 나온다. 소백은 눈과 .. 2010. 1. 28. 겨울산행 - 내장산 겨울산은 화려하진 않되 수려하다. 그저 앙상한 나뭇가지와 바위 틈새에 하얀 눈이 내린 것뿐인데 수려하다. 흑백의 조화는 단순하지만 완벽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흑백의 어울림은 안정감을 바탕으로 단순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러나 어울림과 조화를 넘어 온 천지를 하얗게 눈이 덮으면 경이롭.. 2009. 12. 29. 이전 1 2 3 4 5 6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