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좌판에 가득한 사과는 가을의 풍요를 상징한다.
어렸을 때 읽었던 국어책 구절을 떠올려 보자.
"추석이 다가옵니다.
감이 익었습니다.
밤도 익었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기만 하라는
우리 조상들의 부족하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는 소박한 바램!
턱 괴고 앉아 있는 상인에게 풍요는 없다.
대형마트로 형상화한 거대자본이 상인의 얼굴에 주름살만 보태줄 뿐이다.
사과에 꽂혀 있는 과도는 분노의 표출이라기보다는 체념에 가깝다.
앉아서 기다려야 하는 수동적 존재의 체념....
이랜드 사태를 보면서 나는
매장에서 끊임없이 미소짓는 그들의 존재를 비로소 알았다.
그들의 투쟁을 지켜 보면서
이랜드자본이 아닌 우리 사회의 현실을 다시 깨달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기만 하라는
우리 조상들의 부족하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는 소박한 바램 !
그 바램이 2007년은 아니더라도
이른 시일에 모두에게 실현될 수 있기를 소원한다.
[ 천 지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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