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면서 다녀온 섬을 꼽아 본다. 월미도, 영종도, 강화도, 여의도....
하지만 자동차로 건너 다녔으니 섬이라고 할 수도 없다.
비행기 타고 다녀온 제주도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니 얼마전 다녀온 대청도가 나에겐 최초의 섬인 셈이다.
쾌속선을 타고 3시간 40분이 소요되었으니 멀기도 하다.
대청도는 뭍에서 멀리 떨어진 덕에 하늘, 바람, 공기, 바다 모두가 청정하다.
청정하다는 것은 과잉생산과 과잉소비가 없다는 말이다.
정(情)과 사랑은 차고 넘칠수록 좋다.
그러나 과잉생산은 자연에 대한 과잉파괴이며, 과잉소비는 자원의 선순환을 가로막는다.
그러므로 물질이 차고 넘치는 것은 미덕이 아니다.
필요한 만큼 생산하고 필요한 만큼 소비하는 생산과 소비의 절제와 균형,
- 이것이 바로 21세기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본 목표가 아닐까?
1. 오가피쌈과 까나리매운탕
선장께서 자연산 회가 있다며 집으로 초대하시기에 소주가 좋아 기꺼이 응했다.
술상에 보지 못한 쌈이 있어 물어보니 오가피잎이라고 하신다.
회를 쌈 싸 먹어보니 쌉싸름한 그 맛은 생선의 비릿함을 훌륭하게 완화시켜 준다.
또한 김장철 액젓으로만 알았던 까나리로 선장께서 매운탕을 끓였는데,
담백한 그 맛은 결코 민물에 뒤지지 않는다.
2. 드럼통의 진화
드럼통은 공사판이나 새벽시장 등에서 나무와 종이 등을 태우는 아궁이로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대청도에서는 드럼통을 쌓아 굴뚝으로 사용한다.
불을 땔 때 연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만든 것이 굴뚝이니,
아궁이의 돌연변이가 아니라 진화라고 할 수 있겠다.
어쨌든 정말 통 큰 굴뚝이다.
3. 프로펠러의 변신
바다를 항해함에 있어 프로펠러는 발과 같은 존재다.
배 위에서 우리가 바다를 즐길 때, 프로펠러는 쉼 없이 돌아간다.
바다에서 자신의 역할을 상실한 프로펠러가 육지에서 탁자의 받침대로 변신하였다.
오나가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그의 존재가 새삼 커보인다.
- 천 지 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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