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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인 - 더불어

타인능해(他人能解)

by 천 지 인 2010. 8. 26.

 

 

구례에 가면 운조루(雲鳥樓)라는 고택(古宅)이 있는데,

이 집 안채의 문간에는 '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글씨가 새겨진 쌀뒤주가 있다.

외부인도 뚜껑을 열 수 있다는 타인능해,

양식이 없는 이는 누구라도 뒤주를 열고 쌀을 퍼갈 수 있음을 뜻한다.

뒤주의 위치도 집 주인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놓아두어

쌀을 가져가는 이의 마음까지 배려하였다.

 

 

 


   사람 하나 겨우 들어가서 누울 수 있는 곳이 쪽방이다. 

진정 타인능해의 쌀뒤주가 필요한 곳이다.

그런데 이곳을 재테크의 대상으로 삼아 대한민국 투기의 지평을 넓힌 자들이 있다.

삶의 극한에서 존재하는 사람들의 보금자리가 그들에겐 투기의 블루오션이었나 보다.

한 평(坪) 남짓의 보금자리마저 투기의 대상으로 삼는 자들에게 타인능해의 배려심까지 요구하진 않겠다.

다만,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없는 사람의 쪽박을 깨뜨리는 행위를 노후대책이라고 변명하는 후안무치(厚顔無恥)한 각료 후보들 !

애꿎게도 그들에게 우리의 미래가 저당 잡히는 현실이 슬플 뿐이다.

 

 

 


- 천 지 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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