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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인 - 더불어

부정의 부정

by 천 지 인 2009. 12. 29.


이탈리아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그는 방송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미디어 재벌이며,

영화 · 출판 · 슈퍼마켙 체인점 등을 보유한 이탈리아 최대의 재벌이다.

또한 유럽의 명문 축구클럽 인터밀란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2000년 ‘포보스’지가 집계한 개인 자산 순위에서 120억 달러의 재산을 소유, 세계 14위에 기록된 인물이다.

  

 

 

그는 1960년대 초 밀라노 외곽에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면서 부를 축적하였다.

그러나 재산 축적 과정에서 돈세탁 · 탈세 및 세무공무원 매수 등의 혐의로 여러 차례 법원을 들락거렸으며,

1998년에는 2년 9개월의 징역형까지 선고받았다. 

최근에는 폭력조직 마피아 연루설까지 제기되었다.

지난 5월에는 속옷 모델 레티치아의 18세 생일잔치를 해주는 바람에 아내로부터 천문학적 규모의 위자료가 걸린 이혼소송을 당했다.

얼마 전에는 매매춘 대화내용이 공개되자 “나는 성자(聖者)가 아니다”고 둘러댔다.

베를루스코니 그는 한마디로 ‘걸어 다니는 비리 백화점’이다.

 

 

 

 

 

 

이탈리아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

그는 지도층의 위선을 꼬집어 방송 출연이 금지되었다.

그는 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사이코 난쟁이’라고 부른다.

베페 그릴로는 지난해 독일 신문에 “독일 형제들이여, 제발 이탈리아를 침략해 달라”는 내용의 풍자를 기고했다고 한다.

기고문에서 그는 “당신들은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라며

“값은 후하게 쳐줄 테니 쓰레기와 함께 정치인들도 데려가라”며 이탈리아의 현실을 지독하게 풍자했다.

 

 


 

 

온갖 성추문과 부패 시비에도 하늘 높은 줄 모르던 베를루스코니의 ‘콧대’가 주저앉았다.

12월 13일 저녁 밀라노 광장에서 열린 집권 자유국민당 집회.

여기에서 연설을 마치고 지지자들에게 사인을 해주던 중

‘마시모 타르탈리아’라는 남성이 던진 성당 모형 조각상에 얼굴을 맞고 코뼈 일부가 무너지고 치아 2개가 부러졌다.

이를 두고 대리만족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으니 동병상련(同病相憐)인가? 

  

그러나 성추문이 사실로 확인된 후 이탈리아 시민은 말한다.  

"사람들은 관심이 없어요.

누구나 부자가 되는 게 목표인데 베를루스코니는 완벽한 부의 상징이죠.

그래서 성추문이 그를 끌어내리진 못할 거예요."

암담한 현실이다.

금전이 가치를 우선하는 배금주의(拜金主義) 사회엔 과정은 없고 결과만 있다.

패자에 대한 배려가 사라지고 승자독식(勝者獨食)만 존재한다.

그러나 과학으로서의 변증법은 ‘부정의 부정의 법칙’을 교훈으로 준다.  

현실의 모순에 의해 현존 사회는 부정되기 마련이다.

경인년(庚寅年) 새해는 건강한 공동체를 향해 현실을 부정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 천 지 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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