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26일 “바보 노무현”을 애도하며 글을 올린지 불과 3개월여 만에
더 큰 슬픔으로 “김대중 선생님”을 애도합니다.
작금의 현실에서 당신의 바른 소리가 위안이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서슬이 시퍼렇던 1980년대 고향의 어르신들은 모두 선생님이라 불렀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읽은 ‘옥중서신’은 우리 현실을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1980년대 후반 길거리에서 들은 당신의 사자후는
연설이 따분하지 않고 재미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정치적 지지여부를 떠나 1998년 취임식은 거대한 희망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 현대사에서 누가 그 이름을 대신할 수 있겠습니까?
한줌도 안 되는 세력은 지금 이 시간에도 폄훼에 광분하고 있지만
역사가 평가할 것입니다.
살아 있는 자들 스스로 헤쳐 나가야만 하는 슬픈 현실이지만
아픔과 고통의 지난 세월에서 우리는 배울 만큼 배웠기에
슬기롭게 어려움을 이겨낼 것입니다.
“나는 민주주의를 위해 서럽고 캄캄하고
한 많은 세상을 후손에게 넘기지 않고
자유가 들꽃같이 만발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통일에의 꿈이 무지개처럼 솟아오르는
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여러분이 중심이 되어 투쟁할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14대 대선 연설문 중에서)
- 천 지 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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