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운 나이에 요절한 누이를 추모하면서 쓴 시(詩),
여기에 곡을 붙인 안성현이 월북하며 노래는 지하에 묻히고,
게다가 빨치산이 즐겨 불러 사회적으로 금기시 되었던 노래!
탄생의 슬픔과 시대적 아픔이 혼재된 노래이기에
거칠게 토하듯 부르는 안치환의 노래는 그 맛과 깊이를 더한다.
게다가 오늘처럼 비가 추적거리면 그 가락이 입을 떠나지 못하고 내안에 맴돈다.
“ … 하늘만 푸르러 푸르러 ~ ”
부용산(芙蓉山)
부용산 오리길에
잔디만 푸르러 푸르러
솔밭 사이 사이로
회오리바람 타고
간다는 말 한마디 없이
너는 가고 말았구나
피어나지 못한 채
병든 장미는 시들어지고
부용산 봉우리에
하늘만 푸르러 푸르러
그리움 강이 되어
내 가슴 맴돌아 흐르고
재를 넘는 석양은
저만치 홀로 섰네
백합일시 그 향기롭던
너의 꿈은 간데 없고
돌아오지 못한 채
나 외로이 예 서 있으니
부용산 저 멀리엔
하늘만 푸르러 푸르러
- 천 지 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