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인생이란 사람이 살아가는 일입니다.
따라서 인생은 단절이 아닌 과정이며, 혼자가 아닌 관계맺기 이지요.
독립된 존재로서의 나는 관계와 과정을 통해 인생을 만들어 갑니다.
하지만 인생은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꽃비가 내리다가 폭풍우가 몰아치기도 하는 것이 인생입니다.
때론 치기어린 욕심으로 허공을 날다가
한순간 두려움에 도망치고 싶을 때도 있는 것이 인생입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인생을 회피할 수도 없는 나.
삶의 과정에는 역경과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때문에 인생에 힘을 주고자 호주머니를 털어가며 술을 삽니다.
그러나 야박하게도 인생은 술 한잔 사주지 않는답니다.
허나 어쩌겠습니까? 그것이 인생인 것을!
나와 인생은 동일하지만 다릅니다.
그렇지만 떼려야 뗄 수가 없는 관계입니다.
걸쭉한 안치환의 노래는 술을 매개로 인생과 나의 화학적 결합을 이끕니다.
진한 여운을 남기는 아코디언의 멜로디와 함께...
그래서 오늘도 미련없이 나는 인생에게 기꺼이 술 한잔 사고 맙니다.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 정호승 詩, 안치환 노래 -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 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그런 날에도
돌연꽃 소리 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 천 지 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