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향기/시처럼
마음에도 결이 있다
천 지 인
2011. 7. 15. 18:11
마음에도 결이 있다 - 박가월 -
나무엔 결이 있고 물에는 흐름이 있다
사람에게도 마음의 결이 있다
흐르는 물처럼 순리대로
마음이 움직여야 신경을 안 쓴다
억새가 부는 바람 따라 휘지 않으면
바람을 버텨 내기가 힘들다
꺾이지 않으면 바람의 힘을 이겨내야 한다
그 바람의 힘만큼 싸워야 한다
순리를 역행해 거역한다면
안 써도 될 힘을 몇 배 소모가 된다
불같은 성격은 원수를 만든다
흐름을 잘 타고 나가야 상승을 탄다
내줄 건 내주고 결대로 흐르면
신경 쓸 필요 없이 물 흐르듯 마음이 편하다.
노자(老子)의 곡즉전(曲則全)을 ‘굽은 것이 온전한 것’이라고들 해석합니다.
이러한 해석은 ‘곧으면 부지할 수 없다’는 식으로 의미가 변질됩니다.
즉, ‘곧은 것을 불온한 것’으로 간주하는 잘못된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의 해석은 ‘굽을 수 있는 것이 온전한 것’으로 정정되어야 합니다.
굽어야만 온전한 것이 아니라 조건에 따라 굽을 수 있어야 온전하다는 것입니다.
굽을 수 있음은 결에 대한 이해를 전제합니다.
몇 배의 힘을 쓰면서도 원수를 만드는 불같은 성격은 결에 대한 역행이기에 이겨도 편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를 박가월 시인은 ‘결대로 흐르면 물 흐르듯 마음이 편하다’고 표현했습니다.
내줄 건 내주고 결대로 흐르는 지혜와 구부릴 수 있음의 자세는 상통합니다.
이것은 굽은 것에 대한 예찬이 아니라 옳고 곧음에 대한 다른 표현인 것입니다.
- 천 지 인 -